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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걸어야 할 십자가 길

어느덧 사순절, 40일 신앙여정이 절반을 지냈습니다. 2월의 매서운 추위로 시작하여, 훈훈한 봄의 기운을 느끼는 3월로 접어 들었습니다. 부활절을 기다리며 사순절을 보내는 우리에게 이 40일의 신앙여정은 분명 주님의 십자가 고난과 죽음을 묵상하고 경험해야 하는 과정일 것입니다.

요즘 복음서를 계속 통독해 가면서 예수님의 사역의 끝이 어디인지 주목하게 됩니다. 그것은 오직 한 곳, 즉 십자가를 향한 발걸음이셨다는 것입니다. 십자가를 향하여 묵묵히 전진해 나가시는 예수님에게 적대자들의 수많은 음모와 유혹과 방해 그리고 군중들의 환호와 인기도 결코 막지 못하였던 것입니다. 이 길을 끝까지 걸어가시기 위해 예수님은 끊임없는 기도와 말씀으로 무장하셨음을 복음서는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제 20일 남았습니다. 우리가 걸어야 할 십자가의 남은 고난과 어두움의 길을 향해 더 깊이 들어가야 한다고 주님은 우리를 이끄시는 것 같습니다. 이 길을 다 걸은 후, 우리는 찬란한 부활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임영조 시인의 ‘삼윌’이라는 시를 나누고 싶습니다. 삼월의 설렘과 부활을 기다리는 우리의 마음인 것 같아서 계속 읽게 됩니다.

삼월

밖에는 지금
누가 오고 있느냐
흙먼지 자욱한 꽃샘바람
먼 산이 꿈틀거린다

나른한 햇볕 아래
선잠 깬 나무들이 기지개 켜듯
하늘을 힘껏 밀어 올리자
조르르 구르는 푸른 물소리
문득 귀가 맑게 트인다

누가 또 내 말 하는지
떠도는 소문처럼 바람이 불고
턱없이 가슴 뛰는 기대로
입술이 트듯 꽃망울이 부푼다

오늘은 무슨 기별 없을까
온종일 궁금한 삼월
그 미완의 화폭 위에
그리운 이름들을 써놓고
찬연한 부활을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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