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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보여야 합니다

매년 성탄이 되면 무대에 올려지는 연극이 하나 있습니다.

‘빈방 있습니까?’

어느 미국의 시골 교회에서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연극이라고 합니다.

내용은 마리아와 요셉이 베들레헴에서 여관을 찾지 못해 결국 마구간에서 아기 예수를 낳는다는 스토리인데, 너무나 간단한 연극인지라, 일사천리로 배역을 정하고 연습에 들어갑니다. 그런데, 그 교회의 주일학교에는 지적 장애아동이 한 명 있었는데, 그 아이를 어떻게라도 참여시키려는 마음에 연극에서 가장 간단한 한 마디만 하면 되는 여관집 주인 역을 맡깁니다. 그 아이의 대사는 마리아와 요셉이 여관 문을 두드리며, “빈방 있습니까?”하고 물으면, 퉁명스럽게 나와서 “빈방 없습니다!”하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모두들 열심히 준비하여, 드디어 크리스마스 이브, 교회에서 연극은 시작됩니다.

잘 진행되어가고 있던 중에 드디어 여관 주인 역을 맡은 그 아이가 나와서 문을 열고 “빈방 없습니다.”하는 장면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문을 열고 나온 그 아이는 마리아와 요셉의 초라하고 불쌍한 모습을 보고서는 한 참을 머뭇거리다가, “어서 들어오세요, 빈방 있습니다.” 하였던 것입니다. 예정에 없는 대사에 결국 연극은 엉망이 된다는 내용입니다.

이 지적 장애아이의 눈에는 너무도 불쌍한 마리아와 요셉이 보였던 것입니다. 자신이 맡은 여관 주인의 대사를 잊어버리게 할 사람이 보였던 것입니다. 세상 일에 분주해져 오히려 비정상이 된 현대인들에게 이 아이는 인간으로서 가장 먼저 봐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준다고 하겠습니다.

요즘, 한국에서는 한 항공사의 부사장이란 사람이 비행기 안에서 승무원과 사무장의 서비스가 규정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욕설과 무릎을 꿇리게 하는 등 인격모독을 하고, 출발하려던 비행기를 돌려 사무장을 내리게 한 해프닝으로 인해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고 합니다. 결국 여론의 뭇매에 그 회사의 회장이 나서 자신의 딸의 잘못을 사과하는 대국민 사과 성명까지 하며, 상황을 진정시키려고 하지만, 이미 회사의 이미지는 땅에 떨어져 국제적인 망신으로까지 이른 지경입니다. 일에 너무 정신이 팔려 아마 사람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한 사람이 천하보다 귀하다고 하시며, 그 한 영혼을 구하기 위해 낮은 대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다리는 때입니다. 일이 바쁘다고 사람을 놓치는 어리석음이 없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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