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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 하지 맙시다!

지난 주간 대학졸업반인 큰 아들에게서 마지막 학기 등록금 대출을 위한 코사인(보증) 서류를 받았습니다. 가난한 목사의 아들로 자라면서 쉽게 대학등록금을 마련할 수 없어 4년이 넘는 기간 동안 큰아이는 아르바이트로, 장학금으로 때로는 학자금 대출을 통해서 등록금을 마련해 왔는데, 이제 마지막 대학교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한 일이었습니다. 아버지로서 한번도 등록금을 다 내주질 못해준 처지가 마음 한 켠에 미안한 마음으로 자리잡고 있었기에, 서명한 서류를 큰 아들에게 건네주면서 “아빠가 돈이 없어서 미안하다”라고 제 마음을 전했습니다. 그러자, 곧바로 아들이 말합니다. “왜 아빠가 미안해요. 지금까지 이렇게 키워주신 것만도 감사한데요.”

아이의 말이 빈말이 아닌 것을 알기에 하나님께 고맙고 감사했습니다. 그리고는 마음 속으로 주님께 여쭈어 보았습니다. “주님, 정말 제 아이에게 미안해 하지 않아도 될까요?” 제 마음 속에 주님의 위로의 말씀이 들리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 내가 책임져주는데, 왜 네가 미안해 하냐?”

지난 20년간 두 번의 청년 교회를 개척 하면서, 주님의 교회로 인해서 보람과 감격이 있었지만, 늘 경제적으로는 궁핍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아내와 아이들에게 늘 절제와 가난을 강요하며 살아왔었던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원하는 게임기나 가족 여행을 제대로 한번 사준 적도, 가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아내와 아이들은 그것에 대해 짜증내거나 불평하지 않고 목사의 직분의 명예를 더욱 자랑스럽게 생각해줬음이 20년 동안 제가 목회의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이었습니다.

우리는 때때로 주변의 부한 자들로 인해서 기가 죽어 자녀들에게 제대로 도움도 못 준 무능한 부모라고 기죽어 하며, 아이들이나 가족에게 면목없어 합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가난은 불편한 것이지 부끄러워하거나 미안해할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행복한 가정은 꼭 물질이 부유해서가 아니라, 부족해도 가족끼리 서로 사랑하고, 아껴주며 존경하면 그 가정은 충분히 행복할 수 있고, 그 속에서 자란 아이들은 가난으로 인해 상처를 받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사회에서 어떤 상황에서도 견딜 수 있는 건강한 독립인으로 서게 되는 것입니다.

세계 최상위 85명이 세계 인구 절반인 30억 명의 부(富)를 차지하고 있는 이 시대, 많은 사람들은 중산층이 무너져가고 있다고 걱정하고 있는 시대입니다. 성경은 물질적 부(富)는 가난한 자와 나누라고 주신 사회적 책임이라고 하셨는데, 이를 나누지 않아 사회는 점점 불안해지고 무너져가고 있는 것 입니다. 이럴 때 일수록 가난함이 아이들에게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나누지 못함이 오히려 자녀들에게 부끄러운 것임을 깨닫는 믿음의 가정들이 되었으면 합니다.

“너희 가난한 사람은 복이 있다. 하나님의 나라가 너희의 것이다.” (눅 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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